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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궁 동쪽에 동구릉이 있다면 서쪽에 서릉과 서삼릉이 있다. 서릉(西陵)이라는 이름은 서쪽에 다섯 개의 무덤이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서릉에 처음 조성되는 무덤은 세조의 장남 의경왕자가 묻힌 경릉이다. 이후 세조의 아버지인 세조는 이 무덤을 제7대 덕종(德宗)으로 선정하였다.


조선의 왕릉은 제각기 독특한 특징이 있지만 서릉에는 유난히 흥미로운 왕릉이 많다. 경릉은 조선시대 왕릉 중 유일하게 왕과 왕비의 위치를 바꾼 무덤이다. 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왕이 오른쪽에, 왕비가 왼쪽에 묻히는 것이 일반적이며, 경릉왕릉은 왼쪽에, 소혜왕후는 왼쪽에, 덕종왕후는 오른쪽에 묻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경릉에는 왕의 무덤보다 왕비의 무덤이 더 높게 세워진 곳이 한 곳밖에 없다. 덕종은 세상을 떠날 때 왕세자였고, 소혜왕후는 왕비였다. 그래서 자연히 사망 당시 지위가 높았던 소혜왕후는 더 높은 곳에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덕종의 무덤은 오늘날 처음 세워진 단순한 왕릉의 형태로 남아 있다.


동쪽으로는 제19대 숙종과 제1대 인현왕후, 제2대 인수왕후 등이 안장된 명릉이 있다. 왕과 왕비 두 명이 함께 자는 무덤도 있지만, 숙종과 인현왕후가 나란히 안장하고 인현왕후가 다른 언덕에 따로 안장하는 등 명릉은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 명릉에 안장된 사람은 인현왕후가 처음이었다.


숙종이 세상을 떠난 후 인현왕후 옆에 묻혔다. 나중에 죽은 인수왕후는 따로 잠이 들었다. 숙종은 왕릉을 간소화하기를 바랐다. 그 결과 왕릉은 석수, 석인 등 무덤 주변에 간소한 부장품과 작은 장식으로 만들어졌다.


서릉에 있는 독특한 무덤은 영조 정성왕후가 안장되어 있는 홍릉이다. 홍릉은 원래 영조가 왕비를 위한 무덤으로 지었고, 영조가 세상을 떠날 때 묻힐 장소까지 세워졌다. 그러나 영조와 정순왕후는 동구릉에 묻혔다. 따라서 영조의 자리는 비어 있다.


그 밖에 제8대 예종과 안순왕후가 잠든 창릉, 인경왕후가 안장된 익릉, 명종의 아들 순창원, 서자빈 왕자, 숙종의 후궁 희빈이 안장된 대빈묘 등이 있다.


서릉 주변에는 12대 인종·인성왕후가 잠들어 있는 효릉과 중종의 계부 장경왕후 희릉, 철종·철인왕후가 있는 서삼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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